미국이 브라질산 일부 제품에 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면서 양국 통상 갈등이 노동·환경·디지털 규제를 아우르는 복합 분쟁으로 확산하고 있다. 미국은 브라질의 시장 접근 제한과 불공정 관행을 이유로 무역법 301조를 적용했으며, 기계류와 의류, 에탄올 등 일부 품목에 관세를 부과했다. 커피와 쇠고기, 오렌지주스, 항공우주 부품 등 미국 공급망에 미치는 영향이 큰 제품은 상당수 제외됐다.
이번 25% 관세의 직접적인 근거는 디지털 결제와 시장 규제, 반부패 집행, 환경정책 등이다. 다만 미국이 별도로 추진한 강제노동 관련 301조 조치까지 더해지면서 브라질산 제품의 관세 부담이 한층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은 강제노동 생산품의 수입을 실질적으로 차단하지 못한 국가에 최대 1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 일부 품목에는 두 조치가 중첩돼 추가 관세가 37.5%에 이를 가능성도 제기됐다.
브라질은 강제노동 근절을 위한 법과 감독 체계를 갖추고 있지만 농축산업과 광업, 건설업 등에서는 이른바 ‘노예노동과 유사한 상태’가 여전히 적발되고 있다. 브라질 노동부에 따르면 2025년 열악한 숙소와 과도한 노동시간, 이동 제한, 채무를 이용한 구속 등으로부터 구조된 노동자는 2772명에 달했다. 농촌지역의 커피·목탄 생산과 가축 사육, 토지 개간 현장이 주요 취약 분야로 꼽힌다.
특히 축산 공급망은 국제적인 감시 대상이 되고 있다. 브라질 노동검찰은 노예노동과 유사한 조건이 적발된 농장들로부터 소를 구매한 혐의로 육가공업체 JBS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검찰은 2014년부터 2025년까지 관련 농장에서 노동자 53명이 구조됐다고 주장했다. 이 사건은 대형 수출기업이 직접 고용뿐 아니라 원재료 공급업체의 노동환경까지 관리해야 한다는 압력을 높이고 있다.
브라질은 위반 사업주를 공개하는 ‘더티 리스트’를 운영하고 합동 단속을 실시하는 등 강제노동 대응에서 비교적 앞선 제도를 구축했다. 2025년에는 국제노동기구 등이 참여하는 얼라이언스 8.7의 선도국으로 인정받기도 했다. 그러나 광범위한 국토와 다단계 하도급, 비공식 고용 구조로 인해 공급망 말단까지 감독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남아 있다.
아울러 브라질 정부는 미국의 관세 조치가 자국의 강제노동 근절 노력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일방적 제재라며 세계무역기구에 협의를 요청했다. 이번 분쟁은 관세가 단순한 산업보호 수단을 넘어 노동권과 환경, 기업의 공급망 책임을 압박하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중남미 수출국에도 가격경쟁력뿐 아니라 원재료 생산 단계의 노동조건을 입증해야 하는 부담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미국, 브라질산에 25% 관세…통상압박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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