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LDC 블록] 가나, 미정제 금 수출 제한…생산 통제 본격화

가나가 9월 1일부터 영세·소규모 광산에서 생산된 미정제 금의 수출을 제한하고 현지 정제를 의무화했다. 아프리카 주요 금 생산국인 가나가 원료 수출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정제·가공 부가가치를 국내에 남기려는 전략을 본격화한 것이다.
가나 금위원회(GoldBod)에 따르면 자체 자금으로 금을 매입해 수출하는 집하업체들은 앞으로 금 도레(doré)를 가나 내 지정 정제소에서 정제한 뒤에만 수출할 수 있다. 도레란 반제품 형태의 금조각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영세·소규모 광산에서 생산된 미정제 금 도레는 정제 절차를 거치지 않을 경우 수출 승인을 받을 수 없게 됐다.
관련 계약에도 현지 정제 의무 조항이 포함된다. 정제는 금위원회가 승인하거나 지정한 시설에서 이뤄져야 하며, 정제 비용은 집하업체나 오프테이커가 부담한다. 금위원회는 정제 완료와 비용 정산, 금 품위 분석, 관련 규정 준수 여부 등을 확인한 뒤 수출을 승인한다. 규정을 위반할 경우 수출 승인 거부나 면허 정지·취소 등의 조치도 가능하다.
이번 정책의 핵심은 금을 원료 상태로 해외에 판매해온 기존 구조를 바꾸는 데 있다. 가나는 아프리카 최대 수준의 금 생산국이지만 상당량이 도레 형태로 수출돼 최종 정제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가가치가 해외로 빠져나간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가나 정부는 지난해 제정된 가나 금위원회법(Ghana Gold Board Act)를 토대로 금위원회에 금 매입과 분석, 정제, 수출 관리 권한을 집중시키고 국내 정제산업 육성에 나서고 있다. 가나 금위원회는 골드코스트 리파이너리(Gold Coast Refinery)와 협력해 영세광산에서 매입한 금을 현지에서 정제하는 체계를 구축했으며 신규 정제시설 투자 유치도 추진 중이다.
이를 통해 가나 정부는 장기적으로 2030년까지 원광 형태의 광물 수출을 줄이고 현지 가공 비중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가 단순한 수출 제한을 넘어 정제시설 투자와 고용 확대, 세수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국제통상 측면에서는 자원 보유국이 수출 규제를 활용해 가공산업을 자국으로 끌어들이는 ‘다운스트림 전략’이 아프리카에서도 확산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가나의 현지 정제 의무화가 실제 금 산업 고도화와 수출 부가가치 확대에 얼마나 기여할지 주목된다.
현지의 국제통상 전문가는 “가나의 미정제 금 수출 제한은 자원 수출국이 가격 결정력과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 선택하는 대표적인 다운스트림 정책”이라며 “정제 인프라와 국제 인증체계가 안정적으로 구축될 경우 금 산업 전반의 투자와 고용 확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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