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2026년까지 세계 원유 시장에서 하루 190만 배럴 규모의 공급 과잉이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불과 몇 달 전 전망했던 170만 배럴보다 확대된 수치다. 은행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OPEC+가 수년간 이어온 감산 정책을 해제하고 본격적인 증산 기조로 전환하는 동시에, 북미와 남미의 주요 산유국들이 생산량을 빠르게 늘리면서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특히 미국 셰일업체들과 브라질, 가이아나 등 남미 신규 산유국들의 생산 확대가 세계 원유 시장에 추가적인 압력을 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1.65mb/d(165만 배럴/일)의 완전한 축소가 가능한 상황이지만, OECD 상업 재고가 2025년 4분기부터 눈에 띄게 증가할 경우 OPEC+가 2026년 초 증산 속도를 늦출 여지를 남겨둘 것”이라고 분석했다.
브렌트유 가격, 내년 53~56달러까지 하락 예상
골드만삭스는 원유 공급 초과가 본격화되면서 현재 배럴당 66달러 선에 거래되고 있는 브렌트유가 내년에 53~56달러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는 하루 약 200만 배럴에 달하는 공급 과잉으로 인해 수급 균형이 깨지며 가격이 압박을 받을 것이라는 시나리오다.
다만 보고서는 “2025~2026년 가격 예측에 대한 위험은 상방과 하방이 모두 존재하지만, 지정학적 요인과 비OPEC 생산국의 대응 등을 감안하면 약간 상승 쪽에 무게가 실려 있다”고 덧붙였다. 즉, 기본 시나리오는 약세이지만, 시장 변수가 언제든 가격 반등을 촉발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OECD 재고, 평균 이하 유지에도 약세 심리 지배
현재 OECD 상업용 원유 재고는 최근 5년 평균보다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올해 들어 대부분의 기간 동안 재고가 줄었고, 일부 추가 비축은 있었으나 그 규모는 제한적이었다.
이는 원유 과잉을 주장하는 시장의 회의론자들에 대한 반박 근거로 활용될 수 있다. 그러나 시장의 분위기는 여전히 약세 쪽으로 기울어져 있다.
트레이더와 애널리스트들 사이에서는 “단기 재고 수준은 공급 과잉을 뒷받침하지 않는다”는 목소리도 나오지만, 전체적인 시장 심리는 OPEC+의 증산과 미주 대륙 생산 증가 전망에 압도당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골드만삭스 역시 보고서에서 “OECD 재고가 2025년 말부터 빠른 속도로 증가할 경우 OPEC+가 생산 속도를 조정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OPEC+의 증산 합의와 지정학적 변수
OPEC+는 지난 주말 회의에서 다년간 유지해온 감산 기조를 공식적으로 완화하며 증산 합의를 발표했다. 이는 시장 참여자들에게 공급 확대 국면의 도래를 알리는 신호탄이 됐다.
그러나 동시에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단기적으로는 유가 하락 압력이 다소 상쇄됐다. 실제로 브렌트유는 발표 직후에도 배럴당 66.31달러에 거래되며 제한적인 하락폭에 그쳤다.
골드만삭스는 보고서에서 “이번 OPEC+의 결정은 글로벌 수급 상황과 더불어, OECD 평균 이하의 재고 수준을 감안한 조치”라며, 다만 공급 확대가 장기적으로 수급 균형을 뒤흔들 수 있다는 점을 경고했다. 향후 지정학적 변수, 특히 러시아 제재와 중동 정세 불안은 단기적 반등 요인이 될 수 있다.
투자자 관점: 리스크와 기회 공존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전망이 투자자들에게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단기적으로는 유가 약세가 원유 관련 자산에 부담을 줄 수 있지만, 동시에 저가 매수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신흥국의 수요 회복, 에너지 안보를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 OPEC+의 정책 유연성 등은 언제든 유가 반등을 촉발할 수 있는 잠재 요인으로 꼽힌다.
에너지 시장 전문가는 “단기적으로는 과잉 공급 전망이 지배적이지만, 아시아 신흥국의 산업 수요 회복과 전력난, 러시아 제재 등 외부 요인이 결합될 경우 유가는 다시 상승세로 전환할 가능성이 있다”며 “투자자들은 변동성을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불확실성 속의 균형
골드만삭스의 이번 보고서는 글로벌 원유 시장이 공급 확대 국면에 진입하고 있음을 보여주지만, 동시에 가격 전망의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공급 과잉이 분명한 압력 요인으로 작용하겠지만, 지정학과 수요 변동성이라는 ‘예측 불가능한 변수’가 시장을 언제든 뒤흔들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향후 2년간 유가는 공급과잉이라는 구조적 압력과 지정학적 리스크라는 불확실성 요인이 맞서는 국면 속에서 등락을 반복할 것으로 보인다. 골드만삭스는 최종적으로 “공급 과잉에도 불구하고 가격 위험은 상하 양면에 존재하며, 이는 투자자들에게 새로운 기회와 도전을 동시에 제공한다”고 결론지었다.
골드만삭스, 2026년까지 원유 공급 과잉 190만 배럴 예상
중국, 브라질 에너지·석유에 수십억 달러 투자…'재생에너지와 화석연료 병행 전략'
러시아 석유 대기업, 국제 유가 약세와 제재 압박으로 상반기 실적 급락
사우디·이라크, EU 제재 여파로 인도 나야라 정유공장 원유 판매 중단
[기획-에너지 METHOD] 시리아, 14년 만에 원유 수출 재개…에너지 시장 복귀 신호
데본 에너지-센트리카, 2028년부터 10년간 장기 LNG 공급 계약 체결
[기획-ASEAN 트레이드] 파월 잭슨홀 발언 파문...유가 향방 '오리무중'
에릭 누탈 “단기 석유 공급 과잉 불가피…2026년 강세장 전환”
남아공 무역 당국, 철강 수입 억제 위해 최대 10% 관세 권고
IEA, "이란 7월 원유 생산 하루 20만 배럴 증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