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Nvidia)의 최고경영자(CEO) 젠슨 황(Jensen Huang)이 22일 대만을 방문해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 업체인 TSMC와 회동했다. 이번 방문은 미국과 중국 간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술을 둘러싼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이뤄져 업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
TSMC와의 회동 및 경영 철학 강연
황 CEO는 대만 타이베이 송산공항에 도착한 직후 “이번 일정의 주된 목적은 TSMC 방문”이라며, 사흘간의 짧은 일정 중 몇 시간만 머물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TSMC 경영진과의 만찬을 가진 뒤 일본으로 출국할 예정이다.
TSMC 측은 황 CEO에게 사내 임직원을 대상으로 경영 철학과 리더십에 관한 연설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 CEO는 이 자리에서 “루빈(Rubin) 아키텍처 기반 차세대 슈퍼컴퓨터용 GPU와 실리콘 포토닉스 프로세서를 포함한 6종의 신형 칩 설계를 완료했다”며 “엔비디아 역사상 처음으로 전 제품군이 모두 혁신적인 신칩으로 채워졌다”고 강조했다.
중국 시장용 H20 칩 생산 차질
한편, 엔비디아는 중국 시장 전용 AI 칩인 H20의 생산을 일부 공급업체에 중단 요청한 상태다. 이는 중국 당국이 보안 우려를 이유로 해당 칩 구매에 경고를 내린 이후 내려진 조치다.
엔비디아는 지난 7월 TSMC 등 파운드리 업체에 약 30만 개의 H20 칩을 발주했으나, 일부 공급사에는 “기존 재고를 소진한 뒤 추가 생산 여부를 재검토하라”는 지침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황 CEO는 이에 대해 “우리는 충분한 H20 칩을 보유하고 있으며, 중국에서 수요가 발생하면 즉시 대응할 준비가 되어 있다”며 “공급망은 시장 상황에 맞춰 유연하게 조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H20 칩은 군사용이나 정부 인프라용이 아니며 보안 위협도 없다”며, 미국과 중국 양국 정부에 우려 불식을 당부했다.
차세대 칩 B30A, 미국 승인 여부 관건
엔비디아는 현재 H20를 대체할 차세대 칩 B30A를 개발 중이다. 이 칩은 최신 ‘블랙웰(Blackwell)’ 아키텍처 기반으로 설계됐으며, 성능 면에서 H20를 능가할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중국 시장 출시 여부는 전적으로 미국 정부의 승인에 달려 있다는 점이 변수다. 황 CEO는 “중국 판매 허가는 엔비디아가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며, 현재 미국 정부와 협의 중이지만 구체적인 결론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번 TSMC 방문은 엔비디아가 차세대 칩 생산 현황을 직접 점검하는 동시에, 미국과 중국의 복잡한 규제 환경 속에서 전략적 입지를 다지는 행보로 해석된다. 업계 전문가들은 “AI 반도체를 둘러싼 글로벌 패권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엔비디아의 선택은 향후 시장 판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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