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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에너지 METHOD] 시리아, 14년 만에 원유 수출 재개…에너지 시장 복귀 신호

국제통상신문 2025-09-03 13:16:29

내전으로 무너진 시리아 원유 산업
서방 제재와 이란 의존의 긴 그림자
트럼프 제재 해제, 에너지 시장 복귀 발판
첫 수출의 의미와 남은 과제
[기획-에너지 METHOD] 시리아, 14년 만에 원유 수출 재개…에너지 시장 복귀 신호
머스크

시리아가 내전 발발 이후 14년 만에 공식 원유 수출을 재개했다. 이는 국제 에너지 시장 복귀를 알리는 상징적인 조치로 평가된다.

시리아 의회와 국영 에너지 당국은 타르투스 항에서 원유 60만 배럴이 선적됐다고 밝혔다. 이번 물량은 글로벌 원유 트레이더 BB에너지 계열사 B 서브 에너지와의 계약에 따라 그리스 유조선 ‘니소스 크리스티아나(Nissos Christiana)’호에 실려 출항했다.

내전 이전인 2011년까지 시리아는 하루 약 38만 배럴을 수출했지만, 전쟁으로 생산량이 급감하며 국제 시장과 단절된 바 있다.

[기획-에너지 METHOD] 시리아, 14년 만에 원유 수출 재개…에너지 시장 복귀 신호
시리아 석유 생산 및 수출 (2010–2025)

내전과 제재의 그늘

내전 전까지 원유는 시리아 경제의 핵심이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GDP의 25%를 차지하며 연간 약 30억 달러 수익을 올렸다. 하지만 2014년에는 하루 2만5천 배럴 수준으로 추락했다.

주요 유전이 극단주의 무장조직(IS)의 수중에 넘어가면서 정유시설과 전력망이 파괴됐고, 서방 제재로 수출길이 막혔다. 시리아는 이후 이란으로부터 하루 6만 배럴 규모의 원유를 할인·무상으로 들여오며 근근이 버텼다. 바니야스와 홈스 정유소는 가동률이 각각 40~60%, 10%에 불과했다.

[기획-에너지 METHOD] 시리아, 14년 만에 원유 수출 재개…에너지 시장 복귀 신호
시리아 석유 GDP 기여도 (%)

제재 해제와 변화의 바람

전환점은 올해 6월 찾아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리아 에너지 부문 제재를 해제하면서다. 이로써 에너지부, 해운 당국, 국영 마케팅사 시트롤(Sytrol) 등이 제재 명단에서 빠졌다.

앞서 5월에는 두바이 항만 운영사 DP월드와 8억 달러 규모의 타르투스 항 개발 초기 합의도 체결됐다. 또 이라크와는 폐쇄됐던 키르쿠크-바니야스 송유관 재가동을 논의하며 추가 수출 확대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바니야스 정유소는 지난 6월 석유 제품 3만 톤을 수출하며 일부 정상 가동에 들어갔다. 이어 수백만 배럴 규모의 공급 입찰을 내며 공급망 복원을 추진 중이다.

[기획-에너지 METHOD] 시리아, 14년 만에 원유 수출 재개…에너지 시장 복귀 신호
머스크

여전히 갈 길 먼 정상화

이번 첫 수출은 상징적 의미가 크지만, 생산량은 내전 이전에 비해 크게 부족하다. 전문가들은 러시아 물량 지원, 신규 투자, 제재 완화 등 긍정적인 요인에도 불구하고 단기간 내 정상화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본다.

그럼에도 시리아의 행보는 국제 사회에서 점차 경제·외교적 복귀를 모색하는 흐름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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