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경제의 핵심 동력인 수출 부문이 올해 마지막 분기에 큰 둔화를 맞을 전망이다. 2025년 1~8월 동안 수출액은 전년 대비 13% 증가한 2,231억7,500만 달러를 기록하며 호조를 보였지만, 이는 미국의 상호관세 시행 이전 수출업체들이 물량을 앞당겨 출하한 덕분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월 7일부터 19%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면서, 태국산 제품의 가격 경쟁력은 크게 떨어졌다. 주요 교역국들 역시 재고를 충분히 확보한 상태라 수요는 한층 더 위축되고 있다.
물류 지표로 드러난 경기 둔화
태국상공회의소 비짓 림루차(Visit Limlurcha) 부회장은 “미국과 글로벌 발주가 뚜렷이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며 “이는 해운 운임 급락으로도 확인된다”고 말했다.
9월 기준 아시아-미 서안 노선의 40피트 컨테이너 운임은 2,000달러 이상에서 1,400달러 수준으로 30% 넘게 하락했다. 미 동부 노선 역시 2,400달러 안팎까지 떨어졌으며, 일부 선사는 물량 확보를 위해 1,350달러라는 초저가 운임까지 제시하고 있다.
이 같은 운임 폭락에 대응해 선사들은 10월 항차의 17% 이상을 ‘블랭크 세일링(blank sailing, 운항 취소)’으로 조정했다.
비짓 부회장은 “운임 하락은 단기적으로 비용 절감 효과가 있지만, 세계 교역 둔화를 알리는 경고 신호”라며 “미국·유럽 수요 약세, 강세 바트화, 에너지 비용 상승이 수출업계의 이익을 압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농식품·고무 수출 직격탄
농식품 분야는 올해 1~8월 동안 -6.8% 감소하며 특히 부진했다. 쌀, 타피오카, 가공 닭고기, 통조림 해산물 등 주요 품목이 모두 하락세를 보였다. 비짓 부회장은 “올해 수출액이 지난해 1조 6,300억 바트 수준을 유지하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태국고무협회 락차이 키티폴(Luckchai Kittipol) 명예회장은 “올해 고무 수출량이 7.7% 감소하고, 수출액은 29% 급락했다”며 “미국 관세 발표 이후 가격 하락과 강세 바트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그는 연간 수출량이 약 10%, 금액 기준으로는 25%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태국쌀수출협회 축키앗 오팟스웡(Chukiat Opaswong) 명예회장은 “태국산 쌀이 톤당 330달러로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어, 올해 수출량은 목표치 750만 톤을 넘어 800만 톤에 이를 것”이라며 낙관적 전망을 내놨다.
전자·자동차 산업은 선전
반면 전자 산업은 예외적 호조를 보이고 있다. 태국전자컴퓨터산업협회 삼판 실라파낫(Sampan Silapanad) 회장은 “글로벌 첨단 부품 수요 확대에 힘입어 올해 전자 수출이 30%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동차 부문에서도 도요타 모터 태국은 “생산량은 53만 7,000대 수준으로 안정적이며, 수출은 33만 6,000대(전년 대비 -1%)로 소폭 감소에 그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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