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강제노동 제품의 수입을 충분히 차단하지 않는 국가를 대상으로 추가 관세를 추진하면서 멕시코가 관세 면제를 요구하고 나섰다. 멕시코는 이미 강제노동 관련 수입금지 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데다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의 노동 규정을 준수하고 있다며 미국 측 조치가 과도하다고 주장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 3월 멕시코를 포함한 60개 경제권을 대상으로 무역법 301조 조사를 시작한 뒤, 6월 멕시코산 수입품에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는 아직 확정된 관세가 아니라 공청회와 의견 수렴을 거쳐 시행 여부와 예외 품목이 결정되는 단계다.
미국이 추진하는 ‘강제노동 연계 관세’는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제품을 직접 제재하는 기존 방식보다 적용 범위가 넓다. 미국은 교역 상대국이 강제노동 제품의 수입을 금지하거나 이를 실질적으로 집행하지 않을 경우, 저가 원재료와 부품이 해당 국가를 거쳐 미국 시장으로 유입돼 미국 기업과 노동자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이를 불공정 무역 관행으로 규정하고 무역법 301조에 근거해 국가 단위의 추가 관세를 검토하고 있다.
멕시코 정부는 이 같은 판단에 반발하고 있다. 멕시코는 USMCA 노동 조항을 이행하기 위해 2023년 5월부터 강제노동이나 아동노동으로 생산된 상품의 수입을 금지하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관련 의혹이 제기되면 노동사회복지부가 조사하고, 강제노동 사용이 확인된 제품의 수입을 제한할 수 있다.
멕시코 측은 최근 USTR 공청회에서도 강제노동 대응을 국가적 우선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위반 사례 없이 광범위한 관세를 부과하면 정상적으로 영업하는 수출기업까지 피해를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멕시코와 함께 페루, 과테말라, 에콰도르 등도 자국의 법률과 대응 체계를 근거로 관세 면제를 요청했다.
다만 USMCA 원산지 기준을 충족한 멕시코산 제품은 이번 10% 관세에서 제외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자동차와 자동차부품, 전자·기계 등 USMCA 적용 비중이 높은 산업의 직접적인 충격은 제한될 수 있다. 반면 원산지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거나 중국 등 제3국산 부품과 원재료 의존도가 높은 기업은 추가 관세와 공급망 실사 부담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
멕시코시티의 노르테아메리카경제포럼의 호르헤 라미레스 수석연구원은 “이번 사안은 강제노동 문제가 인권과 노동 규제 차원을 넘어 관세와 공급망 통제로 연결되는 새로운 통상장벽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멕시코 기업의 실질적인 부담은 미국이 USMCA 원산지 기준을 충족한 제품의 예외 범위를 어디까지 인정하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멕시코가 강제노동 제품의 수입금지 제도를 갖추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미국을 설득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며 “향후에는 조사 실적과 수입 차단 사례, 원재료 추적 자료 등 실질적인 집행 성과를 제시해야 하며, 수출기업도 제3국산 부품과 원재료에 대한 공급망 실사 체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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