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무역 FOCUS] 미·이란 충돌 장기화…태국, 걸프 물류비 상승 ‘비상’
호르무즈 우회로 운송거리·보험료 상승 1~7월 태국·GCC 교역 230억달러 대GCC 수출 1.4%↓·수입 20.95%↑ 태국 정부 “UAE 거래 관계 유지해야”

미국과 이란의 충돌이 6개월째 이어지면서 태국 기업의 걸프 지역 물류비 부담이 커지고 있다.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이 감소하면서 우회 운항에 따른 운송거리 증가와 전쟁위험 보험료 상승이 동시에 나타난 결과다.
태국 상무부 산하 국제무역진흥국(DITP) 두바이사무소는 보고서에서 걸프 지역 해상 운송망의 혼란이 태국 기업의 운송비와 수입 비용을 높이고 배송 기간을 늘릴 수 있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미·이란 충돌이 걸프 지역의 에너지와 물류, 항공, 부동산, 관광, 자본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역내 정부와 기업은 취약한 운송 경로와 기반시설에서 발생하는 위험을 줄이기 위해 대체 물류망 확보를 서두르고 있다.

태국·GCC 교역 230억달러…수입 20.95% 증가
올해 1~7월 태국과 걸프협력회의(GCC) 회원국 간 교역액은 230억6000만달러로 집계됐다. 태국의 대GCC 수출액은 46억37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4% 감소한 반면, 수입액은 184억2300만달러로 20.95% 증가했다.
아랍에미리트(UAE)는 같은 기간 GCC 회원국 가운데 태국의 최대 수출시장 지위를 유지했다. 태국과 UAE 간 교역액은 전년 동기보다 26.87% 증가했다.
DITP 두바이사무소는 물류비와 지정학적 위험이 확대되고 있지만 UAE는 태국 기업이 기존 거래 관계를 유지하면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해야 할 핵심 시장이라고 평가했다. UAE는 걸프 지역의 주요 무역·유통·물류 거점이라는 설명이다.
호르무즈 통항 감소…우회 운송·보험료 부담 확대
호르무즈해협을 지나는 선박 운항은 미·이란 충돌 이후 급격히 감소했다. 해운업체들은 위험을 분산하기 위해 호르무즈해협 외부에 있는 UAE 푸자이라항과 오만의 소하르·두쿰·살랄라항을 이용하거나 홍해를 돌아가는 항로를 선택하고 있다.
대체 항로 이용은 운항 거리와 역내 운송비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전쟁위험 보험료까지 오르면서 태국 기업은 운송비 증가와 배송 지연, 원자재·상품 수입 비용 상승을 동시에 감당해야 할 가능성이 커졌다.
에너지 공급 차질도 비용 상승 요인으로 지목됐다. 충돌 이전에는 세계 원유 공급량의 약 5분의 1이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했다. 이후 원유 운송 차질로 국제유가와 석유제품 가격, 특히 경유 가격의 변동성이 확대됐다.
보고서는 걸프 지역 에너지 기반시설 피해액이 최대 580억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추산했다. 군사적 긴장 변화에 따라 국제유가도 높은 변동성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항공편 회복에도 관광·부동산 시장은 부진
걸프 지역 항공사들의 여객 공급은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GCC 항공사의 여객 수용 능력은 지난 4월 전년 동월보다 3분의 1 이상 감소했지만 8월에는 감소 폭이 약 5%까지 축소됐다.
DITP가 인용한 11월 항공편 일정에 따르면 주요 노선의 좌석 공급은 4월보다 확대될 전망이다. 싱가포르와 시드니 노선의 좌석 공급은 4월의 두 배를 넘어섰다. 뉴욕 노선은 57%, 런던과 밀라노 노선은 각각 39%, 파리 노선은 28% 증가했다.
반면 관광산업은 방문객 감소로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관광산업은 UAE 국내총생산(GDP)의 약 8분의 1을 차지하고 약 100만개의 일자리를 뒷받침하고 있다.
세계여행관광협회(WTTC)는 중동 지역의 관광 수입 손실이 하루 최소 6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올해 1~7월 호텔 객실 점유율과 객실당 매출은 각각 약 20% 감소했다. 올해 GCC 전역에서 사라질 가능성이 있는 관광 일자리는 약 13만7000개로 추산됐다.
두바이의 주요 호텔들은 관광객 감소기를 활용해 시설 개보수와 서비스 개선에 나섰다. 식당업계는 고객 감소와 식재료·운송비 상승이라는 이중 부담을 겪고 있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불확실성 확대로 개발업체들이 신규 사업 출시를 연기하고 있다. 분양 전 주택 판매는 올해 1분기에서 2분기 사이 약 90% 급감했다.
다만 두바이에서는 2분기 약 2만7000가구가 공급돼 5년 만에 가장 많은 분기 공급량을 기록했다. 올해 1~6월 두바이 주택 거래량은 약 8만6000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13% 감소했다.
GCC 자본시장은 전반적으로 비교적 견조한 모습을 보였지만 두바이와 카타르 증시는 두 자릿수 하락률을 기록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증시는 비석유 부문의 제한적인 충격과 유가 상승, 홍해를 통한 원유 수출 능력에 힘입어 상대적으로 양호한 흐름을 유지했다.
DITP 두바이사무소는 태국 기업에 안보 상황과 운송 경로, 해상운임, 보험료를 면밀히 점검할 것을 주문했다. 특히 운송비 비중이 높거나 수입 원료에 의존하는 제품은 재고 관리와 배송 일정을 탄력적으로 운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가 나타날 수 있는 만큼 UAE 내 기존 거래 관계와 시장 기반은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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