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인도산 엔지니어드 스톤에 새로운 수입 제한을 도입하면서 양국 간 무역 갈등이 건축자재 분야로 확산하고 있다. 인도 정부는 미국의 조치가 세계무역기구(WTO) 협정에 부합하는지 문제를 제기하며 공식 협의 절차에 착수했다.
미국은 2026년 8월 중순부터 무역법 201조에 근거해 쿼츠 표면재에 4년간 관세할당제(TRQ)를 적용했다. 쿼츠 표면재는 주방 조리대와 욕실 세면대, 벽체 마감재 등 건축·인테리어 분야에서 사용되는 인조석 제품이다.
미국이 설정한 초기 할당 물량은 전체 수입국을 합해 1억4000만제곱피트다. 할당 범위 안에서 수입되는 제품에는 25%의 관세가 부과된다. 해당 물량을 초과한 수입품에는 40~50%의 고율 관세가 적용된다.
관세율은 시행 기간에 매년 1%포인트씩 낮아질 예정이다. 그러나 할당 물량 안에도 25%의 관세가 부과되고 초과 물량에는 최대 50%의 관세가 적용된다는 점에서 인도 등 해외 공급업체의 미국 시장 진입 비용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기획-무역 FOCUS] 미국, 인도산 엔지니어드 스톤에 고율 관세…인도 WTO 제소](https://img.intrad.co.kr/resources/2026/08/19/uzZz7eetLZQlaBdzYczq0uVKAmX7gilanncmjvTW.jpg)
인도, WTO에 협의 요청…개도국 예외 적용 주장
인도 정부는 WTO 세이프가드협정에 따라 미국에 양자 협의를 요청했다. 미국이 수입 증가와 자국 쿼츠 제조업체의 심각한 피해 사이에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충분히 입증했는지가 핵심 쟁점이다.
인도는 개발도상국의 수입 비중이 일정 기준에 미치지 못하면 세이프가드 적용 대상에서 제외할 수 있다는 WTO 규정도 제시하고 있다. 세이프가드협정은 개별 개발도상국의 해당 제품 수입 점유율이 3% 이하일 경우 일정 조건 아래 조치 적용을 배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번 분쟁은 미국의 수입 규제를 상대로 한 인도의 통상 대응이 확대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인도는 앞서 미국이 철강과 알루미늄, 자동차 부품 등에 부과한 관세에 대해서도 WTO 절차를 활용해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USITC)는 저가 엔지니어드 스톤 수입이 지속해서 증가하면서 미국 내 생산업체가 심각한 피해를 봤다고 판단했다. 인도와 베트남, 스페인, 태국 등 주요 공급국의 제품이 미국 시장에서 가격 경쟁을 심화해 자국 기업의 판매가격과 이윤을 압박했다는 것이다.
미국 제조업계는 수입 급증이 자국 내 생산능력과 고용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했다. 미국 정부는 이번 조치를 통해 국내 업체가 해외 제품과 경쟁할 수 있는 조정 기간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기획-무역 FOCUS] 미국, 인도산 엔지니어드 스톤에 고율 관세…인도 WTO 제소](https://img.intrad.co.kr/resources/2026/08/19/5MsRqDqKGYRWR58S9sseruFK57QC6wVIfWU4JBxs.jpg)
인도 쿼츠 수출 95% 미국행…업계 타격 불가피
미국은 인도 엔지니어드 스톤 산업의 핵심 수출시장이다. 인도는 매년 약 3억8000만달러 규모의 쿼츠 표면재를 미국에 수출하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인도 엔지니어드 스톤 수출 물량의 약 95%가 미국 시장으로 향하는 것으로 추산한다.
관련 산업은 라자스탄과 안드라프라데시, 텔랑가나주 등을 중심으로 수백 개의 가공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상당수 기업이 미국 유통업체와 건설사, 주택 시공업체의 주문에 의존하고 있어 이번 조치가 생산과 고용 전반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
관세할당 물량이 소진된 이후에는 수출업체의 부담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초과 물량에 40~50%의 관세가 붙으면 미국 현지 도착가격이 급격히 상승해 화강암과 대리석, 포슬린 등 대체재보다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
미국 수입업체가 주문을 연기하거나 기존 계약을 취소하고 구매량을 축소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인도 업체가 관세 부담을 분담할 경우 수익성이 악화하고, 다른 시장으로 물량을 돌리지 못하면 가공시설 가동률도 하락할 수 있다.
상소기구 마비로 분쟁 장기화 가능성
인도는 수입 점유율과 개발도상국 예외, 산업 피해 입증 요건 등을 근거로 미국 조치의 부당성을 주장할 수 있다. 다만 WTO 분쟁 절차가 장기간 소요되는 데다 상소기구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점은 변수다.
WTO 상소기구는 위원 선임을 둘러싼 교착으로 기능이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분쟁 패널이 인도의 손을 들어주더라도 미국이 상소하면 최종 판정과 이행이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인도의 WTO 제소는 법적 대응과 함께 미국을 상대로 협상을 압박하기 위한 외교적 수단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분쟁이 진행되는 동안 인도 수출업체들은 새로운 관세할당제 아래에서 거래를 이어가야 한다.
업계는 미국 구매업체와 관세 비용 분담을 협의하는 한편 유럽과 중동, 아시아 등 대체시장을 확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시장 의존도를 단기간에 낮추기 어려운 만큼 관세할당 물량의 배분 방식과 소진 시점이 인도 엔지니어드 스톤 업계의 실적을 좌우할 전망이다.
[기획-무역 FOCUS] 미국, 인도산 엔지니어드 스톤에 고율 관세…인도 WTO 제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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